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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안 마켓

러시안마켓에서 고른 반스운동화가 30불인데 일행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노노 25달라 라고 하자 운동화 파는 청년은 노오, 30달라 라며 고집을 부렸다. 25달라를 요구하던 일행이 노노 하면서 뒤돌아나가 저만치 가자 그제야 청년이, 실망하며, 참담한 (? 순전히 내눈에 그렇게 보였단 뜻) 표정으로 눈을 내리깔고서 체념한듯 오케이 썰, 28오케이? 했는데도 여전히 일행은 노오오 온리 25!! 를 반복했고 마지못해 청년은 오케이 썰 25달라.. 하며 기운빠진 손놀림으로 운동화를 내 주는데 그럼에도 일행은 20 달라 불를걸 그랬나 하며 아쉬워했지만 나는 어린 청년의 표정이 너무 기운이 없어보여 나도 모르게 28달라를 맞춰서 주고 말았다. 그러자 금세 얼굴이 환해지며 활짝 웃는 청년을 보니 그때 내 맘이 다 좋았다. 사실 돈이 남아 돌아서도 아니고 동정해서도 아니고 내가 그들보다 더 잘살아서도 아니다. 문득 오래전 백화점 수퍼마켓에서 콩나물을 사다 말고 우수리 몇십원 깎아달라고 점원을 닦달하던 엄마 생각이 났던것이다. 이미 프린트 된 가격표를 붙이려다 말고 안절부절하던 앳된 얼굴의 점원에게 콩나물값 몇십원 깎아달라는 엄마가 창피해서 그냥 그대로 가격표 붙여서 갖고 가자고 했는데도 값을 안깎아준다고 끝내는 콩나물을 도로 내려 놓았던 우리 엄마. 뭘 그깟 몇십원을 깎느냐고 버럭 화를 내던 내게 백화점에서 물건값은 깎아도 되지만 오히려 시장에서는 절대 물건값 깎지 말라고 잔소리 하던 엄마 말이다. 우리엄마가 시장에서는 물건값 깎지 말랬다.